2009.05.05 19:17

본디 나라는 사람은 건강운이 정말 없어 병원을 많이 다닌다. 내 2004년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자전거 사고는 나로 하여금 치과를 다니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서울 일원동까지 6달에 한번 진료 받으러 간다. 그리고 이 치과에서 나는 썩 듣기 좋아하지 않는 ‘신기하다’ 라는 어구를 다시 듣게 되었다.

 

나는 일찍이 ‘신기하다‘ 라는 말은 이 현상이나 형태가 나타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생긴다고 믿어왔다. 문화를 예로 들자면 문화 상대주의가 결여된 사람이랄까. 무엇보다도 그 문화에 대해서 도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그 문화를 천하게 보거나 이상하고 괴기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 ’도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라는 조건을 달은 것은 식인 등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은 문화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치과에서. 나는 적어도 내가 나 때문에 손해 보려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지금도 교정기가 붙어있는 내 치열에는 구멍이 하나 나있다. 내 이는 앞니가 하나 없어 아이들이 모두 다 그 연유를 묻기도 하지만 나는 그 때마다 아이들에게 나의 4학년 경험을 알려주며 배시시 웃어넘기곤 한다. 이처럼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도 불편이 없고 오히려 교정기를 빼면 교정했던 이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교정기를 떼기를 꺼린다.

 

나는 원래 김씨 성을 가진 교수님께 진료를 받곤 했다. 하지만 교수님이 해외로 연수를 1년간 가시다보니 새로운 분이 나를 진찰하셨다. 이때 나는 교정기를 떼지 않는 나의 의사가

‘신기하다’ 라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때 나는 일그러지려는 내 얼굴을 겨우 제어했다.

 

내가 화난 이유는 바로 개개인의 개성이 ‘이해’ 되지 않고 ‘신기‘하고 낯선 관점으로 취급당했다는 것이다. 아니, 화가 났다기보다도 아직도 각자의 개성과 관점이 신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개탄스럽다는 것이다. 이것은 엄연히 과학적 쇼케이스를 보고 신기하다고 하는 것과 다르다. 과학적 쇼케이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지만 어떠한 점을 보고 신기하다고 하는 것은 다시 말해 나의 눈에 낯설어 그것이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초면에는 낯선 것이 틀림없으리라. 하지만 그것을 조금만 이해하려 하면 마음속에서 수긍할 수 있는데 말이다.

 

벌써 관점에 관한 이해가 없다면 외부 문화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한국은 벌써 근현대들어서 외국과 교류한지 최소한 30년은 된 나라이다. 하지만 무려 30년 동안이나 외국의 문화와 관점을 두고 그것을 신기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마음의 부족이다. 이해하려 하지를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단일 민족국이 아니다. 외국인들과 귀화인들이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이것은 우리가 다원화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런 세태를 두고서 서로의 의견과 관점, 그 문화를 포용해 줄 수 없다는 자세는 정말이지 큰 폐단이다. 그것도 30년간 이래왔다.

 

문화적 상대성을 우리와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우리가 개고기를 먹듯, 프랑스인들은 개구리 뒷다리나 달팽이를 먹거나, 인도인들이 밥을 손으로 들든,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나무속에서 굼벵이를 꺼내 먹는 것도 별로 다를 것 없다. 그러한 풍습을 눈 위에나, 눈 아래에나 두는 것, 둘 다 옳지 않고 사리에 들어맞지 않는 일이다. 한마디로 역지사지의 자세로 남을 바라보는 것이 다름 아닌 문화 상대주의다.

 

해결책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다른 관점을 도덕적 범위가 허용하는 내에서 최소한 수용하고 이해하려 하는 마음가짐이 우리들에게 요구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마음을 열 때에 다른 사람들이 보이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다른 문화를 이해할 때 우리는 지구촌의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비로소 세계화, 세계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우리가 진정한 강국 ‘꼬레아‘를 건설하려 한다면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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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runner★